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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 가격 결정 구조 변화와 국내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이 맞물리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달러화는 금리 기대보다 리스크 인식에 더 크게 좌우되고, 국내 증시는 IT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대형주 쏠림과 개인투자자의 고위험 투자 확대 등 구조적 과제도 함께 제기됐다.
◆ ‘금리 기대’보다 ‘리스크’가 달러 좌우
자본시장연구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2026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거시경제를 비롯해 주식·채권시장, 증권·자산운용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지수 흐름과 괴리를 보이며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지수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달러 강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2025년 4월 이전까지는 달러화 지수와 미국·유럽 간 통화정책 기대 차이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후부터는 두 지표 간 괴리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화가 달러화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만큼, 그동안 달러 방향성은 미·유럽 정책금리 기대 차이가 핵심 변수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25년 4월 이후 달러화의 가격 결정 구조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장 실장은 “관세 충격과 미국 재정 문제에 대한 우려로 미 국채에 내재된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했고, 이를 계기로 달러화 가격 결정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됐다”며 “달러 리스크 프리미엄은 미 국채 기간 프리미엄과 동반 상승하며 동조화되는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는 달러 가치가 금리 기대보다 위험 인식에 더 크게 좌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글로벌 달러 환경 변화 속에서 국내 외환시장은 고유 요인이 더해지며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장 실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은 구조적 요인과 순환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연기금과 기관투자가의 해외 자산 배분 확대,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증가 등이 외화 수요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관세 협상 과정에서 대미 직접투자 증가에 따른 외환 유출 우려와 원·엔 환율 동조화도 단기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그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 지속 기대는 엔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고, 올해 미국 증시가 과거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확대 흐름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4월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여건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던 순환적 압력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 IT 업종 주도…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
2026년을 앞두고 국내 기업 실적의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애널리스트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2026년 기업 이익은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흐름”이라며 “예측치라는 한계는 있지만 이익 회복 방향성 자체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IT 업종이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 실장은 “IT 업종 영업이익 증가율은 2025년 15% 수준에서 2026년 24%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6년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도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5500~6000선으로 상향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최근 지수 상승이 소수 대형 IT·반도체 종목에 집중된 점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IT 업종 수익률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으로 성과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균형 있는 시장 발전을 위해 중소 상장기업으로의 자금 순환을 뒷받침할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 변화에 대한 경계도 제안했다. 강 실장은 “해외 투자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 상장 ETF 중 고배율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비중이 40%를 넘는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 분석 결과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인버스 투자는 기대와 달리 상당한 손실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단기 수익 추구가 장기 자산 성과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강 실장은 “2026년에도 주주환원 확대와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배당 성향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는 있지만, 단기 배당률보다 지속적인 이익 창출과 현금흐름, 배당과 자사주 소각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코스피 5000을 넘어 중장기적인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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