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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원화 예탁금 이용료율은 낮추는 반면,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은 높이는 엇갈린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이 환율 안정을 이유로 외화예금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흐름과 대비된 행보다. 또 이를 해외주식 투자자 유인 전략으로 볼 것인지, 당국 권고에 따른 제도 이행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갈린다.
◆ 원화↓·외화↑…증권사 예탁금 ‘엇갈린 조정’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원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추고, 반대로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높이고 있다. 외환 당국이 환율 안정을 강조하며 은행권을 중심으로 외화예금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상황과 상반된 흐름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원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인하했다.
100만원 이하 예탁금에 적용하던 이용료율은 연 1%에서 0.8%로 낮췄고, 100만원 초과분은 연 0.6%에서 0.4%로 조정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100만원 이하 구간은 유지했지만, 100만원 초과 예탁금 이용료율을 각각 연 1.05%에서 0.9%, 연 0.75%에서 0.6%로 인하했다.
반면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은 오르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은 최근 평균 잔액이 100~1000달러 수준인 외화 예탁금에 대해 최고 연 2% 수준의 이용료율을 제공하고 있다. 원화 예탁금과는 상반된 방향의 조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은행권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신한은행은 30일부터 ‘쏠(SOL) 트래블’ 달러 예금 상품 금리를 세전 연 1.5%에서 0.1%로 인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날 ‘트래블로그 외화통장’의 달러 예금 이자율을 세전 연 2%에서 0.05%로 낮출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15일부터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의 달러 금리를 1%에서 0.1%로 낮췄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주식 관련 이벤트와 마케팅이 제한된 상황에서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높여 해외 투자 고객의 이탈을 완화하고, 상대적으로 이탈 가능성이 낮은 원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춰 수익 여력을 보완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 ‘전략’ 아닌 '제도 이행'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과 관련해 수년간 개선을 유도해온 가운데, 최근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둘러싼 해석을 놓고 시장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우선 해외주식 마케팅 자제 기조 속에서 외화 이자를 통해 투자자를 유인하려는 움직임이란 시각이 있다.
또 정책 흐름상 당국 권고에 따른 제도 이행이란 해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서는 고객 예탁금에 대해 원화와 외화를 구분해 이용료율을 적용해왔다. 원화 예탁금에는 일정 수준의 이용료율이 지급된 반면, 외화 예탁금은 아예 이자를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하더라도 원화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외화 예탁금이 제도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던 배경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새 금감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은 "동일한 고객 예탁금임에도 원화와 외화를 차별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인식 하에 외화 예탁금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이용료율을 지급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후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모범규준’을 개정해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을 명확히 하고, 해당 제도를 지난 1일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은 당국이 ‘산정하고 지급하라’고 명확히 주문한 사안으로, 이를 두고 해외주식 투자자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긴 무리가 있다”며 “이미 지난해부터 '1월 1일 시행’이 예고됐던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춘 갑작스런 조정으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시점과 관련해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외환 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 수요 억제에 나서는 상황에서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이 부각되다 보니 해외 투자 수요를 자극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증권사의 전략이라기보다 소비자 보호 원칙에만 무게를 둔 감독당국의 제도 개정이 시장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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