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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산업의 탈탄소 전환 해법으로 ‘전기 기반 NCC(나프타분해시설)’가 제시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기술·비용·전력 인프라 한계를 이유로 현실적인 적용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의 탈탄소 전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이를 구현하는 방식과 속도를 두고는 기업과 전문가 간 시각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김아영 기후솔루션 석유화학팀 연구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석유화학 지역위기 극복을 위한 탈탄소 전략 토론회’에서 ‘NCC 전기화’를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 산업 전환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소이 기자]](/data/file/news/265680_242103_2824.jpg)
◆ 전기 NCC 필요성엔 공감…“현실 적용은 시간 필요”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유화학 지역위기 극복을 위한 탈탄소 전략 토론회’에서는 NCC 전기화가 핵심 해법으로 제시됐다.
김아영 기후솔루션 석유화학팀 연구원은 석유화학 산업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이 NCC에서 발생하는 만큼 탈탄소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NCC 공정은 고온 열을 필요로 하는 구조여서 기존 화석연료 연소를 전기로 대체할 경우 직접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 기반 전환이 주요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수 플랜잇 대표는 “수소 기반 공정보다 전기 기반 NCC가 기술 성숙도와 도입 속도 측면에서 앞서 있다”며 “2030년대 중반 이후 전기 기반 전환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들은 방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현실적인 한계를 짚었다.
장용희 LG화학 저탄소추진팀장은 “전기 NCC는 초고온 환경에서 소재 내구성과 장기 운전 안정성 검증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연료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공정 전체 시스템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존 NCC 공정이 부생가스를 재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구조라는 점에서, 전기화 시 남는 가스 처리와 열 균형 재설계 등 추가적인 기술 과제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전력 문제도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장 팀장은 100만톤 규모 NCC 기준 최대 1GW 수준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 정도 전력을 무탄소 전력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 “경제성 없으면 불가능”…전기 대신 에탄·재활용
경제성이 핵심 변수로 제기됐다.
김동하 HD현대케미칼 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며 “현재 전기요금은 과거 대비 2배 수준이고 중국 대비 약 130% 높은 상황에서 전기 기반 전환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산업용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HD현대케미칼은 전기 NCC보다 에탄 도입을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국산 셰일가스 기반 에탄을 활용할 경우 납사 대비 탄소 배출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고,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틸렌 수율 역시 약 80%로 납사(약 30%)보다 높아 생산 효율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HD현대케미칼은 현재 에탄 도입을 검토 중이며, 설비 위치와 투자 방식,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전기 NCC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는 경쟁력이 낮다”며 에탄 중심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에탄 도입 역시 저장·운송 터미널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LG화학은 전기 NCC와 함께 재활용 및 바이오 원료 활용을 병행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충남 대산에서 관련 투자를 진행 중이며, 폐플라스틱 기반 원료 수거 체계가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대규모 확대에는 제약이 있다는 입장이다.
장용희 LG화학 저탄소추진팀장은 전기 NCC와 같은 장기 기술과 재활용·바이오 기반 원료 등 단기 대응 전략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전환 필요하지만 단계적으로”…정책·에너지 병행 관건
원료 공급망 측면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한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동하 팀장은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원료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에탄 도입은 복수 공급망 확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활용·바이오 원료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과제로 지목됐다.
장용희 LG화학 저탄소추진팀장은 재활용 원료 확대와 관련해 화학적 재활용과 바이오 기반 원료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인정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석유화학 탈탄소 전환을 두고 ‘전기 NCC 중심 구조 전환’이라는 방향성과 ‘경제성·전력·기술 현실’ 사이의 간극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탈탄소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기업이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정책과 산업 정책이 동시에 맞물리지 않으면 현실적인 전환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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