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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은 정숙성·디젤은 활용도 강점
KGM, '무쏘'로 픽업 시장 이해도 재증명
[앵커]
KG모빌리티가 신형 무쏘를 앞세워 국내 픽업 시장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가격과 실용성을 앞세운 전략이 판매로도 이어지고 있는데, 김홍모 기자가 직접 타보며 무쏘의 경쟁력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각진 차체가 길게 뻗은 적재함을 떠받치고, 높은 지상고 아래로 묵직한 하체가 단단히 버티고 섭니다.
반듯하게 세운 전면부와 큼직한 차체는 꾸미기보다 쓰임을 먼저 말하는 듯하고, 문을 열고 오르내리는 순간에도 이 차가 여전히 ‘일하는 차’의 뿌리를 놓치지 않았다는 인상을 진하게 전합니다.
화려하게 멋을 낸 SUV라기보다, 험한 현장과 일상 사이를 함께 오가는 생활형 픽업. KG모빌리티의 '무쏘'입니다.
국내 픽업 시장에서 무쏘라는 이름은 단순한 신차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오랫동안 사실상 시장을 이끌어온 KG모빌리티가 새 경쟁자 등장 앞에서 다시 꺼내 든 상징 같은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 출시된 신형 무쏘는 단순한 부분변경 모델이 아니라, 타스만 이후 달라진 시장에 대한 KGM의 응답에 가깝습니다.
기아가 처음 내놓은 픽업 모델 '타스만'이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최대 3,500kg 견인, 최대 700kg 적재, 보디 온 프레임 기반의 정통 픽업 성능. 다시 말해 “픽업은 원래 이런 차여야 한다”는 기준을 새로 들고 들어온 겁니다.
반면 KGM의 대응은 조금 다릅니다. 신형 무쏘는 정통 픽업의 절대 성능만으로 정면승부하기보다, 가격 접근성과 실사용 중심의 실용성으로 맞섰습니다. 가솔린과 디젤을 함께 두고, 데크와 구동 방식을 세분화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습니다. 즉 "더 강한 픽업"보다는 "더 많이 쓰일 픽업"으로 방향을 잡은 셈입니다.
숫자도 이런 전략을 뒷받침합니다. 신형 무쏘는 출시 첫 달인 올해 1월 국내에서 1,123대, 2월에는 1,393대가 팔리며 두 달 누적 2,516대를 기록했습니다. 2월 판매는 1월보다 24%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기아 타스만은 1월 376대, 2월 328대로 1~2월 누적 704대에 그쳤습니다. 단순 누적 판매만 놓고 보면 무쏘가 타스만의 3배를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KG모빌리티의 전체 실적에서도 무쏘 효과는 읽힙니다. KG모빌리티의 국내 판매는 1월 3,186대, 2월 3,701대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8% 넘게 증가했습니다. 무쏘와 무쏘 EV를 합쳐 올해 1~2월 국내 픽업 시장 점유율 중 약 85%를 KG모빌리티가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계약 데이터입니다. 구매자 선택을 보면 디젤이 54.4%, 가솔린이 45.6%였고, 4륜구동 선택률은 92.6%에 달했습니다. 데크는 스탠다드가 69.9%, 트림은 중간급 M7이 52.4%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 숫자는 무쏘가 단순히 '싼 픽업'으로만 팔리는 차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실사용자들이 적재, 구동 성능, 가격 균형을 따져 고른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실제 시승에서도 무쏘의 캐릭터는 분명했습니다. 가솔린 모델은 정숙성과 일상 주행의 부드러움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고, 디젤 모델은 적재와 하중, 그리고 픽업 특유의 활용도에 조금 더 어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쏘의 강점은 한 방에 압도하는 성능보다는, 국내 소비자들이 픽업에 기대하는 현실적인 쓰임새를 촘촘히 건드리는 데 있습니다.
타스만은 KG모빌리티에게 분명 부담스러운 경쟁 모델입니다. 브랜드 첫 픽업이라는 신선함에, 정통 픽업의 성능 이미지를 강하게 입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타스만의 등장은 KGM이 오랫동안 익숙하게 지켜온 시장을 다시 정의하게 만드는 자극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KG모빌리티는 그 시험대 위에서 무쏘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이 시장을 안다"는 식의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결국 무쏘의 경쟁력은 화려한 신차 프리미엄에 있지 않습니다. 가격, 적재 실용성, 익숙한 상품 구조, 그리고 기존 픽업 수요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무장한 차입니다.
타스만이 시장의 기준을 흔드는 차라면, 무쏘는 그 변화 속에서도 실제 구매로 이어질 만한 현실적 해법을 제시하는 차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번 무쏘는 "좋은 차냐"보다, "KGM이 어떤 방식으로 픽업 왕좌를 방어하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모델로 읽히는 게 더 정확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김홍모의 부릉부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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