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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밀실 평가’의 민낯 ①] 대형 플랫폼 4사의 ‘짬짜미 퇴출’… 중소 PP, 사지로 내몰린다

  • 4일 전 / 2026.06.19 1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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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대한민국 케이블방송 ‘밀실 평가’의 민낯

1995년 케이블TV 도입 당시, 대한민국 유료방송의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지상파가 담지 못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을 수호하는 ‘공익적 파트너’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대형 플랫폼(IPTV, SO)들의 ‘채널 평가’는 그 취지를 완전히 망각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억강부약 (抑强扶弱)에도 정면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자본의 논리로 방송 콘텐츠 생태계의 허리를 끊어내고 있는 유료방송 평가 제도의 실상을 3회에 걸쳐 파헤칩니다.

 

2026년 유료방송 시장은 ‘채널 평가’라는 명목하에 자행된 전례 없는 ‘콘텐츠 대학살’의 현장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IPTV와 케이블TV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이 시행한 2025년도 채널 평가는, 공정성이라는 기본 가치를 상실한 채 생태계의 다양성을 지켜야 할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에게 조직적인 ‘사형 선고’를 내렸다. 그동안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비즈니스 갈등을 넘어 ‘시스템을 악용한 조직적 축출’이라는 점에서 그 위중함이 남다르다. 

플랫폼사들은 이번 평가 과정에서 철저히 ‘밀실’ 전략을 고수했다. 본지가 입수한 2026 유료방송 평가 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채널 등급 산정의 핵심인 백분위 수식과 로우데이터(Raw Data)를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영업비밀’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피평가자인 중소 PP들이 자신의 점수를 검증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박탈한 것이다. 이는 경기 규칙을 심판만 알고 선수들에게는 숨긴 채 진행하는 불공정한 경기에 비견된다. 동일한 채널군임에도 플랫폼별로 등급 커트라인을 다르게 설정하거나, 동점자 처리 기준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여 퇴출 대상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등의 행태는, 이 평가가 객관적 지표가 아닌 ‘플랫폼의 편의주의적 도구’로 전락했음을 방증한다. 

◆ 방미통위 공인 ‘우수 채널’도 하루아침에 계약연장 거부 통보 

가장 경악스러운 점은 이번 평가의 ‘자기모순’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부터 제작 역량을 공인받은 ‘우수 채널’조차, 이번 평가에서는 ‘하위권’으로 낙인찍혀 퇴출 대상으로 분류되었다. 정부가 인정한 우수 콘텐츠가 플랫폼의 밀실 평가대 위에서는 순식간에 퇴출 대상이 된 셈이다. 이는 플랫폼의 평가 잣대가 얼마나 자의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더욱이 SK브로드밴드케이블, LG헬로비전, ㈜딜라이브, HCN 등 대형 플랫폼 4사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다발적으로 계약 연장 거부 및 송출 중단을 통보한 점은 단순한 개별 경영 판단을 넘어선 ‘담합적 짬짜미’라는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2026 PP협의회 민원신청서’에 기재된 현황에 따르면 채널의 특성과 시장 지배력, 콘텐츠의 공익적 가치는 배제된 채, 플랫폼의 일방적인 이익 논리에 따라 채널을 자르고 붙이는 이들의 행태는 미디어 시장의 공공성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처사다. 시장의 다양성을 보호해야 할 거대 플랫폼이, 오히려 그 다양성의 근간인 중소 PP들을 시장에서 지우는 ‘조직적 축출’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 대기업 플랫폼의 일방적 축출에 고사 직전… 언론 노동자 생존권 박탈 위기 

이러한 ‘고사 작전’은 수년간 단계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플랫폼사들은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매년 수신료를 일방적으로 삭감하며 콘텐츠 제작 재원을 말려왔다.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놓고, 사후에는 “투자가 미비하고 시청률이 낮다”는 명분으로 낮은 등급을 매겨 퇴출하는 전형적인 ‘본말전도’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중소 PP의 언론 노동자들은 콘텐츠 제작의 꿈을 포기하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지침조차 무력화되고 있다. 플랫폼별 채널 번호대역에 따른 시청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번호대역별 시청률 보정’ 의무는 사실상 사문화되었다. 대기업 계열 채널이 황금 대역을 독점하는 동안, 중소 PP들은 180번대 소외 대역에서 구조적 차별을 견뎌왔다. 실제 특정 채널 간 시청률 격차는 최대 88배에 달함에도, 플랫폼들은 보정 의무를 외면한 채 산술적인 수치만을 들이대며 중소 PP의 목을 조이고 있다. 

지금의 채널 평가제는 유료방송 도입 취지인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라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우리 미디어 생태계는 다양성을 잃고 거대 자본의 획일적인 콘텐츠로만 채워지는 ‘황무지’가 될 것이다. 이제는 감독기관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나서야 할 때다. 

신뢰를 상실한 평가는 그 자체로 원천 무효다. 당국은 플랫폼사가 보유한 평가 산식과 로우데이터를 즉시 전수 수거하여 투명하게 검증해야 한다. “시장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안일한 태도로는 돌이킬 수 없는 공적 자산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 중소 PP들의 생존권과 시청자의 볼 권리는 플랫폼의 엑셀 수식 몇 줄에 좌우될 사안이 아니다. 대한민국 미디어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방미통위는 이 밀실 평가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치고 즉각적인 시정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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