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4∼6월) 이른바 ‘영끌’과 ‘빚투’ 수요가 늘면서 주택과 주식 등 자산 투자를 위한 대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말(1928조3000억원)보다 24조6000억원 늘어나며, 200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새로 썼다. 분기 증가 규모로는 2021년 3분기(+35조 원) 이후 가장 크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사·대부업체 등 금융기관 대출에다 결제 전 카드 사용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가계 부채의 총합을 뜻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작년 1분기에 3조1000억원 줄었다가 곧바로 반등해, 올해 들어서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만 보면 2분기 말 잔액은 1832조6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23조1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1148조2000억원)이 14조9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684조4000억원)도 8조2000억원 증가다.

정책금융 성격의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기금 대출 잔액은 33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담대의 28.8%를 차지했는데, 잔액은 2조6000원 불었지만 비중은 소폭 줄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19조3000억원 늘어나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세부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 16조원, 기타대출 3조3000억원이 늘었다. 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 등 비은행권 대출도 3조원 늘며 증가폭이 전분기(1조원)의 세 배로 확대됐다. 보험·증권사 등 기타 금융기관 대출 역시 9000억원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