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개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당부했다. 금융회사의 최고 경영진이 앞장서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소비자보호 달성'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강화

9일 금융감독원 본원 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금융권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은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중대한 전환점으로 다양한 사전예방 규제 및 사후구제 수단 등이 촘촘히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지난 '홍콩 ELS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일부 현장에서는 단기성과 중심의 불건전한 경영관행, 미흡한 내부통제가 여전하며 소비자중심의 실질적인 운영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또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후적 대응보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사전 예방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인데, 그 핵심이 바로 소비자보호 거버넌스"라며 "소비자보호 거버넌스가 획기적으로 강화된다면 리스크가 감소하고 신뢰도가 제고됨에 따라 금융회사의 안정적 성장과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  거버넌스 모범관행 제시 

금융소비자 거버넌스 모범관행도 발표했다. ▲실질적인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CCO(소비자보호 담당 임원) 및 소비자보호부서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 ▲소비자보호 중심의 성과보상체계(KPI) 설계와 평가 ▲소비자보호를 위한 지주회사의 역할 등 바람직한 거버넌스 체계를 제시한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에 따라 이사회는 소비자보호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기구가 된다. 소비자보호 업무 전반을 전사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금감원은 이사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사회는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체계 구축과 경영전략·정책을 승인하게 된다.

아울러 내부통제위원회 등 관련 사내위원회의 활동을 보고받아 전반을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회사 규모와 리스크를 고려해 소비자보호 전문성을 갖춘 이사를 포함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금융사 KPI는 단기 영업실적보다 소비자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도록 설계해 이를 소비자보호 관저에서 면밀히 평가한다.

즉, KPI는 민원 발생 등 소비자보호 지표와 불완전판매에 대한 페널티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불이익 부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가 불완전판매 방지와 소비자 이익 관점에서 판매 지표의 적정성을 평가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절차도 제시됐다.



◆ 민원·금융범죄 선제적 대응 

이와 함께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사들에 민원·분쟁과 금융범죄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금감원에 제기되는 민원·분쟁은 2022년 8만7000건, 2023년 9만4000건, 2024년 11만600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금감원은 이 배경으로 금융회사들의 영업경쟁을 꼽았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상품 약관, 판매 관행 등을 점검·개선해 민원을 예방해달라"며 "특히 새 정부 공약인 편면적 구속력 제도는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인 만큼 소비자들의 민원을 공정하고 빠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자체 민원관리 역량을 한층 강화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금융범죄 사전예방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금감원은 피해예방 및 구제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총력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며 "금융권은 이상거래 탐지시스템 고도화, 보이스피싱 문진 강화 등을 통해 민생범죄를 신속히 포착·차단할 수 있는 사전예방 체계를 구축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