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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렉라자로 본 글로벌 경쟁력”...KIC서 김열홍 사장, 임상 규제 혁신 강조

  • 오래 전 / 2025.09.22 2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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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도약과의 병용 전략, 그리고 EGFR 변이 폐암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정확히 겨냥한 것이 렉라자 성공의 핵심 전략입니다. 오는 2027년까지 7조 원 규모의 매출이 전망됩니다.”

김열홍 유한양행 사장이 22일, 2025 코넥트 임상시험 국제 콘퍼런스(11th KoNECT International Conference, KIC) 기조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KI)다. EGFR T790M 돌연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며, 기존 치료제 대비 CNS(중추신경계) 전이 억제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 J&J와 파트너십을 맺고 병용요법으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며, 지난해 8월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으로 국산 항암제 최초 FDA 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KIC서 유한양행 김열홍 사장이 렉라자 신약 개발 성공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
▲KIC서 유한양행 김열홍 사장이 렉라자 신약 개발 성공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

 

◆ 유한양행, 매출의 10% R&D에 투자...‘52%는 외부 기술 도입’

김열홍 사장은 이번 기조강연에서 유한양행의 R&D 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현재 유한양행은 연 매출의 약 10%를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제약사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투자 비중으로, 중장기적인 신약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기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 파이프라인은 33개에 달하며, 이 중 52%는 외부 바이오텍이나 아카데미아로부터 도입한 물질로 구성돼 있다. 김 사장은 “우수한 초기 리드 물질을 확보해 전임상까지 끌어올린 후, 글로벌 수준의 PoC(Proof of Concept)를 확보해 공동 개발로 연결하는 것이 유한양행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바이오텍뿐 아니라 대학, 병원, 국책 연구기관 등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YIP 프로그램(Youhan Innovation Program)’을 통해 매년 연구 과제를 공모하고, 선발된 기관에 연간 1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김 사장은 “YIP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유망 과제 중 일부는 공동연구 및 기술도입으로 확장되기도 한다”며 “국내 연구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방식이야말로 유한양행만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의 렉자라 전략 [사진=김효선 기자]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전략 [사진=김효선 기자]

◆ 병용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사와 승부...‘2027년 7조 원 규모’ 매출 전망

렉라자 개발 당시, 이미 글로벌 시장은 퍼스트 무버가 선점한 상태였다. 아스트라제네카(AZ)의 오시머티닙(상품명 타그리소)은 2015년 미국 FDA로부터 EGFR T790M 변이 폐암에 대한 2차 치료제로 승인받았고, 이후 2018년에는 1차 치료제로도 허가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이에 대해 김열홍 사장은 “렉라자는 후발주자였지만, 차별화된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CNS 전이 억제력 ▲EGFR 변이 환자 맞춤 타깃 설정 ▲빠른 임상 설계와 함께, 글로벌 제약사 J&J와의 병용 전략이 핵심이었다는 설명이다.

유한양행은 ‘마리포사(MARIPOSA)’ 시리즈 등 다수의 글로벌 임상을 통해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를 입증했고, 지난해 8월 J&J의 리브리반트와 병용한 요법으로 미국 FDA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렉라자는 국산 항암제 최초로 글로벌 신약 반열에 올랐다.

김 사장은 “2027년까지 렉라자 병용요법으로만 약 50억 달러(한화 약 7조 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퍼스트 무버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과학적 근거 기반의 병용 전략을 통해 충분히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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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장을 맡은 이병건 회장과 김열홍 사장이 현장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 바이오 신약 개발 환경 변화 필요...“中, 속도와 효율성 무기로 빅파마 협력 강화 중”

이날 강연에서 김열홍 사장은 국내 신약 개발 환경의 구조적 한계도 짚었다. 특히 “혁신 신약을 개발할 충분한 과학적 기반과 인재는 국내에 존재하지만, 임상시험의 속도와 유연성 면에서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은 임상 효율성과 스피드를 앞세워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 역시 임상시험 설계와 규제 프로세스 전반에서 ‘속도전’이 가능하도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식약처의 임상 승인 속도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도 나왔다. 김 사장은 “렉라자의 개발 성공도, 글로벌 임상 전략을 얼마나 신속하게 세우고 실행했는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며, “한국에서의 규제 환경도 글로벌 혁신을 가능하게 만드는 발판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린 ‘2025 코넥트 임상시험 국제 콘퍼런스(11th KoNECT International Conference, KIC)’는 보건복지부, 식약처,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공동 주최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 전문 행사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이 콘퍼런스에는 20개국 370개 기관에서 약 1,500명의 신약개발 및 임상 전문가들이 참석했으며, 개회사에서 박인석 재단 이사장은 “AI와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글로벌 협력과 혁신 전략이 절실하다”며 “재단도 글로벌 공동연구, 인재 양성, 규제 협력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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