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세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9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00% 오른 9만6900원에 거래되며 2021년 1월 11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9만6800원)를 3년 9개월 만에 경신했다. 장중 한때 9만71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2021년 9만원대 진입 이후 2년 넘게 5만~7만원대 박스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상승세를 이어왔고, 올해 들어서는 AI 관련 투자 확대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탄력을 받았다.

특히 이날은 대만 TSMC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개선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TSMC가 2.96%, 브로드컴이 2.09% 상승하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3% 가까이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깜짝 실적’이 주가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하며 증권가 전망치를 17% 웃돌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2030년까지 올해보다 5배 확대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는 1c D램 생산성 향상과 HBM4 양산 본격화로 엔비디아 수요 증가의 직접적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반도체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낸드 수익성도 개선됐다”며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과 파운드리 신규 고객 확보가 주가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11만1000원→12만7000원), 신영증권(10만원→12만원), 현대차증권(9만3000원→11만원) 등 주요 증권사들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이며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