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가 방한해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을 아시아 조달 허브로 삼는 전략을 공식화했습니다.

신차 투입과 운영체제 전환까지 맞물리면서 벤츠의 한국 사업 구조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홍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진홍빛 차체에 낮게 깔린 전면부. 삼각별 패턴 그릴과 얇게 이어진 헤드램프. 전기차 특유의 매끈한 표정이 또렷합니다.

쿠페처럼 흐르는 루프라인과 군더더기 없는 비율로 '차세대 CLA의 전기화'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디 올-뉴 CLA'.

이 모델에는 벤츠가 자체 개발한 차량 운영체제 'MB.OS'가 처음 적용됐습니다. 생성형 AI 기반의 인터페이스가 탑재돼 탑승자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응답하고, 외부 플랫폼과 연동해 필요한 정보를 바로 안내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씽크] 올라 칼레니우스 /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메르세데스-벤츠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한 신차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전 세계에 40개 이상의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며, 그 중 대부분이 한국에 출시될 것입니다."

공격적인 신차 전략은 한국 시장을 중심에 둔 또 다른 변화와 맞물려 있습니다. 지난 2023년 이후 2년 만이자 취임 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칼레니우스 회장은 LG·삼성 경영진을 잇달아 만나며 협력 폭을 넓혔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은 아시아 공급망의 핵심 축을 맡게 됩니다.

[씽크] 올라 칼레니우스 /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아시아 시장 전반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1월 1일, 서울에 '벤츠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를 공식 출범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판매 방식도 도입됩니다. 본사가 가격과 재고를 직접 관리해 가격 혼선을 줄이고 서비스 품질을 표준화하는 '리테일 오브 더 퓨처' 모델이 내년부터 한국에서 시행됩니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 한때 "수입차 1위는 벤츠"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청라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배터리 안전성 논란이 커지면서 브랜드 신뢰도가 흔들렸습니다.

시장 점유율이 방증입니다. 2023년 BMW에 1위를 내준 뒤 올해까지 3년째 2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올해 누적 판매에서도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진 상태입니다.

신차 공세와 기술 협력, 공급망 재편, 판매 방식 변화까지 한국 시장에서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벤츠코리아.

이번 미래 전략이 '2위 브랜드'로 내려앉은 현 구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팍스경제TV 김홍모입니다.